2000년대를 불타게 했던, 세기의 명대사죠.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남자 주인공은 떠난 여자 주인공을 그리워하며 부메랑을 던집니다. 그리고 이렇게 외치는데요.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

멀리 떠난 줄 알았는데, 방향을 틀어 다시 돌아오는 부메랑 같은 것. 드라마 대사처럼, 아무리 먼 길을 돌고 돌아도 사랑이라면 결국 함께할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피플펀드에도 부메랑처럼 우리 곁으로 돌아온 개발자가 있거든요. 아무래도.. 사랑이었던 거겠죠? 😇
6개월 만에 다시 함께하게 된 반가운 얼굴, Android 개발자 영회님을 모시고 이직과 재입사에 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Android 개발자 구영회 – 한국외국어대학교 컴퓨터공학, 경영정보학 학사 – (주)스마트잭 연구실토탈관리솔루션 Android 앱 개발 |
안녕하세요 영회님! 다시 뵈니 너무 좋아요. 요즘 잘 지내고 계신지요?
네, 저도 다시 얼굴 뵈니 좋네요. 6개월 만이죠?
요즘은 이렇게 오랜만에 뵙는 분들과 인사도 나누고, 거의 매일 웰컴 파티를 하며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어제도 술자리가 있었고, 내일은 또 다른 분들과 술자리가 예정되어 있고… 아주 제대로 환영 인사를 받고 있어요. (웃음)
그러니까요~ 원래 이렇게 모두와 잘 어울리고 애사심 넘치던 분이었잖아요. 조심스럽지만, 이 얘기부터 하고 넘어가야겠어요. 도대체 어쩌다 이직을 결심하신 건가요?!
아이고, 안 그래도 이건 방금 말씀드린 웰컴 파티에서 매번 해명(?)하고 있는 주제인데요. 이 자리에서도 속 시원히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피플펀드에서 1년 조금 넘는 시간을 보내고, 작년 12월쯤 새로운 도전을 하러 떠났었어요. 개발자로서는 만 3년 경력이 되어가던 때였는데요. 이직 이유는 온전히 ‘성장에 대한 욕심’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피플펀드 앱은 주 고객층이 중저신용자로 꽤 명확하잖아요. 대출, 투자가 이뤄질 때만 사용한다는 특성도 있고요. 개발자로서 어떤 갈증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시점에 조금 더 큰 서비스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 다양한 고객층이 있고, 사용자 수가 현저히 많은 서비스를 개발하면 더 깊이 배울 수 있을 거란 생각이었죠.
개발자들은 보통 성장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유가 뚜렷하니, 회사 입장에서 붙잡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고요.
네, 사실 저는 좋은 조직, 그렇지 않은 조직이 갈리는 지점이 여기에 있다고 보는데요. 어쨌든 제가 조직에서 담당하던 역할이 있잖아요. 제가 나감으로써 일시적이지만 공백이 생기는 부분들이 있을 거고요. 그런데 퇴사를 고민할 때 누구도 그런 얘기를 꺼내지 않더라고요.
많은 분들과 나눈 대화에서 조직의 공백보다 제 성장을 먼저 생각해 주시는 모습을 봤어요. 실제로 제가 이직한 곳은 전국민이 거의 다 알 정도로 큰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였거든요. 이직이 결정됐을 때, 원하는 바를 이룬 것에 대해 축하해주시면서 ‘잘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죠.

그렇게 단단히 결심하고 나가셨는데… 6개월만에 복귀하셨어요. 이유를 여쭤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갑자기 확 민망해지네요. (웃음)
사실 퇴사를 결심하고, 이직이 완전히 결정난 순간부터 한동안 굉장히 울적했어요. 머리와 가슴이 따로 놀더라고요. 마지막 인사를 해주신다고 거의 20명 넘는 분들이 모여 술자리를 가졌는데, 제가 그 자리에서 아주 오열을 했어요. 진상이었죠. (웃음) 사람들과 많이 친해졌던 것도 있지만, 인품뿐 아니라 역량까지 뛰어난 분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제겐 정말 영광이고 행복이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하기로 결심했으니, 마음을 다잡아 보려 했는데 쉽지 않았어요.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는 와중에도 마음 한편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있더라고요. 사람/문화/일하는 방식 모두 복합적으로… 그냥 이 조직 자체가 참 그리웠던 것 같아요.
떠나고 난 이후에도 이곳 사람들과 계속 연락하고 지내고, 자주 만나다 보니 자연스레 바뀐 상황에 대한 질문들이 나왔어요. 티를 안 내려고 했지만, 이직한 곳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 저도 모르게 많이 묻어나왔던 것 같아요. 만나는 분마다 ‘힘들어 보인다. 그럴 거면 돌아와라’ 얘기해주셨죠.
나갈 때와 달리 영회님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니 바로 마음을 잡아주셨군요. 그렇다면 돌아올까 고민하며 걱정되었던 점은 없으셨나요? 가령, ‘같은 이유로 퇴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도 같아요.
아뇨, 걸리는 부분은 딱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마지막 날에 울었던 것. (웃음) 아니나 다를까 돌아오니 다들 아주 신나게 놀리시더라고요. ‘그렇게 울더니 돌아왔냐고’ 지금도 인터뷰하러 간다 하니 ‘또 울러가냐고’ (ㅋㅋㅋ) 이젠 얼굴에 철판 깔았죠 뭐.

사실 제가 퇴사하기로 결정했던 가장 큰 이유는 ‘성장’에 대한 갈망이었잖아요. 그런데 막상 나가보니 큰 서비스를 만든다고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안정을 1순위로 판단하고, 나아가기 위한 도전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저는 가만히 있는 게 안정된 상태라고 결코 생각하지 않아요. 조금이라도 나은 걸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나아가는 것이 안정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죠.
끊임없이 움직이며 변화를 만들어 내는 조직
저희는 성장에 대한 욕구가 정말 강한 사람들로 이뤄져 있잖아요. 권한과 책임도 많이 위양되어 있고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서비스에 투영하기 위한 방법을 계속 고민하며 만들어내고 있죠. 돌이켜보면 경영진이 아닌 사람들로부터 시작한 아이디어가 대부분이라는 점이 이걸 방증한다고 생각해요.
냉정히 말해 여전히 피플펀드가 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그럼에도 다른 경험을 하고 오니 이제 어떤 확신은 생긴 것 같아요. ‘이 서비스를 키워서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을 더 많이 만들어 내자. 이 사람들과 함께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당장 제가 없던 6개월 동안 생겨난 일만 해도 셀 수 없이 많잖아요. ‘크레딧플래닛’이라는 신규 앱을 런칭하기도 했고, B2B SaaS 쪽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도 했으니까요. 이런 속도로 계속 나아간다면 더 크게 성장하는 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더 큰 서비스를 찾아 떠났던 것이 오히려 이곳의 소중함과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게 한 계기가 되었군요. 그래서 요즘 어떠세요? 말씀하신 것처럼 6개월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으니 적응하는 데에 또 시간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요.
사실 업무에 괴리감이 들진 않을까, 사람들이랑 어떤 벽이 느껴지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요. 그런 공백을 느낄 틈이 없게 업무를 많이 주시더라고요. 벌써 적응 마쳤습니다. (웃음)

특히 요즘은 크레딧플래닛 앱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대출과 투자를 넘어 금융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신용 관리를 돕고 있다는 점이 진심으로 즐거워요. ‘보통 사람을 위한 보통이 아닌 금융’에 한 발짝 다가가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요. 아직 제가 일조한 부분이 많지는 않지만, 함께 잘 만들어 가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상상도 못 할 미래를 기대하며
작은 것들에 전전긍긍하던 회사가 어느새 훨씬 큰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진행하는 힘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서비스의 작은 기능 하나 가지고 전사가 쩔쩔매던 시절도 있었으니까요. 이제는 다른 기관과의 연결도 쉽게 해내고, 새로운 앱과 기능도 뚝딱 만들어 내고 있죠. 과거의 고민과 노력들이 이제야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탄탄하게 쌓아 올린 기반 위에 새로운 것들을 고민하는 시점인 거죠. 할 일은 훨씬 많아졌지만, 그만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지점도 더 많아졌다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을 가진 영회님이 다시 돌아옴으로써 조직이 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돌아온 마음가짐은 어떠신지요, 특별히 생긴 포부가 있다면?
돌아오고 나서 축하한다는 메세지도 여러 개 받고, 자리에 찾아와 반겨주신 분들도 많았는데요. 정말 마음이 찡하더라고요.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은 당연히 들고요. 다시 함께하게 된 만큼 더 ‘진실된 마음’으로 피플펀드와 함께 가고 싶다는 마음이에요.
여긴 정말 매력적인 사람들이 많은 곳인 것 같아요. 한 명 한 명이 좋은 영향을 주며, 편안함과 안정감을 듬뿍 느낄 수 있게 해주시죠. 제가 어떤 일을 잘못해도 마냥 안 좋게 생각할 사람들이 아니라, 함께 해결할 방법을 찾아 줄 사람들이란 걸 아니까… 오히려 더 실수하고 싶지 않고, 조금 더 해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제가 이런 좋은 동료들을 보고 돌아왔듯, 저도 다른 동료들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특별히 제가 준비해 왔는데요. 그 내용 말하며 마치고 싶습니다.

피플펀드가 좋은 회사인 이유는 사람 위에 올바르게 선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피플펀드보다 기술적으로 더 뛰어난 회사는 있을지 몰라도, 이곳만큼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들이 모인 곳은 없을 거라 자신하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앞에 닥친 문제를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훌륭한 동료들이 많은 곳이니 좋은 분들이 많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즐겁게 개발해요!!
edited by Hoonjung
photographed by Hyunki
블랙홀같은 매력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