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플펀드 CTO 한섬기
피플펀드의 서비스는 수많은 지표와 함께 여실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느 직장인과 다름없이 정신없이 돌아가는 매일매일은 우리가 성장하고 있는지 혹은 정체되어 있지는 않은지 의구심을 갖게 만듭니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의 선택은 어떠했고, 무엇을 일구어내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다시 한번 도약을 꿈꿀 수 있는 자리가 있어야 합니다.
피플펀드에서는 개발자 각각의 고민과 나름의 해답, 그로부터의 경험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행사인 스타트업 테크 챌린지를 2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선릉 위워크 3호점에서는 ‘스타트업 테크 챌린지: 네 번째 기술 이야기’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단순 작업을 83%나 감소시켰던 재무 총괄님의 프로젝트부터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 구성을 찾기 위한 개발팀의 노력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4시간여 동안 진행되는 이 행사는 반기에 한 번씩 피플펀드의 개발 팀원들이 주축이 되어 그간의 시행착오 경험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특히나 이번 4회는 피플펀드의 기술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의 개발 경험도 들을 수 있어서, 더욱 풍성한 시간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스타트업 테크 챌린지 발표 자료가 궁금하다면? (클릭)
스타트업 테크 챌린지, 그 작은 시작
스테챌 규모는 매회마다 조금씩 커지고 있지만, 사실 시작은 정말 미약했습니다.
2017년 늦가을 즈음, 인사 팀장님께서 갑자기 비어있던 회의실로 저를 끌고 들어가셨습니다. 개발자분들이 즐거워할 만한 엄청난 아이디어가 있다면서 기대감에 부풀게 했죠. 다른 회사에서는 외부 개발자분들을 모시고 이것저것 행사를 하던데 우리도 해보면 안 되겠냐는 게 골자였습니다.
사실 저는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피플펀드의 개발팀 인원은 열 명 조금 넘는 상황이어서 외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를 준비하기에는 너무 벅차 보였거든요. 더군다나 피플펀드라는 이름이 인지도가 높은 것도 아닌데 누가 참여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그러자 옆에 계시던 운영 총괄님이 한마디 하셨습니다. 일단 해보고 반응이 안 좋으면 그때 그만두면 어떻겠느냐고요. 누가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 아니랄까 봐 일을 벌이는 데는 도가 텄습니다.
우리가 지금 하는 일이 스타트업 테크 챌린지 아니냐며 이름도 지어보고, 스테챌이라고 줄여 부르면 의외로 입에 붙는다며 좋아하기도 하고, 연사는 누가할지, 저녁에 행사를 할 텐데 식사는 어떻게 할지 하나씩 결정해 나갔습니다. 그렇게 2017년 12월 20일, 서른여 개발자분들을 모시고 삼성역 부근 한 사무실에서 첫 번째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지속 가능한 행사를 위해 우리 스스로 의미 찾기
첫 행사를 준비하면서, 또 끝난 후 가장 두려웠던 것은 적당히 한 번 하고 그만두는 것이었습니다. 스테챌을 통해 피플펀드 개발팀의 고유한 문화가 정립되고, 더 나아가 스테챌이 피플펀드 개발팀을 대표하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행사가 지속해서 개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눈코 뜰 새 없이 업무에 치여 살다 보면 이런 부가 업무는 잊히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이 행사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스테챌의 시작은 채용이었으나, 현업에서 일하는 개발팀원 분들의 업무 목표는 채용이 아닙니다.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부여되지 않으면 우선순위가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스테챌의 존재 이유 #1. 스스로 성장을 위한 장(場)
우리는 많은 고민 끝에 스스로가 동기 부여될 수 있는 목표를 부여했습니다. 바로, 우리 개발 팀원들의 성장입니다.
청중을 앞에 두고 발표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더욱 세심하게 내용을 정리하게 됩니다. 정돈된 이야기를 듣게 되면 그 이야기를 소화하기도 쉬워집니다. 이런 이야기를 평소에 만나지 못했던 다른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나누게 되면 자연스레 논의가 발전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발표를 준비하는 사람도, 또 참여하는 사람도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팀원들이 성장을 경험할 기회라면 우리는 기꺼이 시간을 할애해 ‘스테챌’이라는 행사를 준비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스테챌의 존재 이유 #2. 기술 문화 교류의 장(場)
두 번째는 개인적인 효익보다는, 우리가 개발 업계에 기여할 방법으로 스테챌이 기술 문화 교류의 장(場)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한국에는 기술 기반의 수많은 스타트업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각 회사가 가진 고유의 개발 문화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모든 스타트업이 자신의 회사가 기술적, 문화적으로 가장 좋다고 이야기하는 중이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 실체가 정확하게 알려진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또 자신들의 기술 문화와 여기서 파생된 결과물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하며 개선을 도모할만한 자리는 아직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물론 이유는 있습니다. IT 대기업이나 국제적인 커뮤니티에서 진행하는 행사는 그 규모가 거대하다 보니 웬만한 스타트업에서 하는 일들은 너무 작아 보입니다. 성장은 하고 있고 문제를 풀어내고 있지만 자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이는 숫자를 가지고 이야기하려니 부담되는 자리가 많습니다.
항상 아쉬웠습니다. 작은 스타트업일수록, 기술적, 문화적인 작은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스타트업일수록 더 많이 교류하며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과정이 반복되어야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시장 전체의 발전까지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느리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스테챌
첫 행사로부터 2년이 지나고, 네 번의 행사를 마친 지금, 30명이 안 되는 소규모로 시작했던 스테챌은 70여 명 이상이 참석하는 행사로 성장했습니다. 1회와 비교하면 더 다양하고 깊은 주제를 다루며 각자가 성장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기술 문화 교류의 장이라는 목표에 걸맞게, 우리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의 경험도 들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외부 첫 연사로 MY MUSIC TASTE의 이재면 님께서 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 탐험기를 공유해주셨죠. 행사의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각도에서 논의를 진행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다음 행사에서는 더 많은 개발자분들과, 더 다양한 주제로,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스타트업 테크 챌린지는 갈 길이 많이 남은 행사입니다. 이 조그만 자리가 기술에 적을 두고 있는 많은 분이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성장할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피플펀드의 기술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