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靑年)을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푸른 나이’가 됩니다. 하지만 요즘 청년의 일상은 푸르지 않습니다. 주거, 일자리 등 다양한 문제가 청년의 푸르름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죠. 

사회 곳곳에서 청년 문제의 심각성을 조명하며 이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법을 모색하는 이때, 서울시와 피플펀드도 힘을 합쳤습니다. 바로 ‘청년의 금융 자립’을 위해서인데요. 과연 이들이 어떤 고민을 가지고, 어떤 문제를 풀고자 할까요?   

Interviewee 

추창완 
서울 청년청에서 청년 미래투자 금융지원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 사업은 서울 청년의 생활 안정과 금융 자립 기반을 위한 다양한 정책 활동으로 이뤄진다. 

강명관
피플펀드 운영총괄이사로서 회사의 미션 달성을 위한 사업의 방향과 효율성을 책임지고 있다. 소셜 임팩트 사업을 리드하고 있다. 

서울시, 청년의 금융 불평등을 고민하다 

Q. 서울시는 청년 금융 문제 해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시가 주목하는 청년의 금융 문제는 무엇인가요? 

(창완) 청년들은 금융 불평등, 금융소외현상을 겪고 있어요. 청년이 사회 진출을 했을 때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문제는 제가 사회초년생이었던 10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당시 저는 안정적인 기관에서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었는데도 대출은 물론 카드 발급도 어려웠거든요. 대출이 어려워 결국 고시원에서 살았죠. 

10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에 은행을 갈 일이 있었는데, 제 앞에 있는 청년이 30분간 대출 상담을 하고 결국 대출을 못 받더라고요. 신용등급이 낮아서 안된다는 이유였어요. 실제로 청년이 사회 진입할 때 대출을 받기 어렵습니다. 금융 정보가 부족해 신용도 낮게 평가되는 씬파일러(thin filer)이기 때문이죠.   

서울시는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에 주목해왔고, 이를 정책화 사업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울청년 징검다리 대출’ 역시 이러한 배경에서 기획된 사업이죠. 

Q. 대출 사업은 대출을 심사하고 관리하는 금융기관과의 협업이 필수적입니다. 협업 파트너를 모색할 때 고민하셨던 부분은 무엇일까요? 

(창완) 청년들에게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금융 파트너가 필요했습니다. 초기에는 은행과 같이 대형 금융기관과 제휴를 우선적으로 고려했습니다. 하지만 기존 은행들과 사업을 진행하려고 해도 대출 절차가 너무 복잡하거나 심사 단계에서 청년들이 대부분 탈락하는 경우가 많았죠. 기존 금융의 방식으로 청년 금융 문제를 풀기에는 한계가 많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물론 1금융권을 이용하는 것이 청년에게 유리합니다. 하지만 은행의 신용평가 방식으로는 청년이 1금융권을 이용하기 어려운 구조예요. 기존의 기준과 방식에선 청년의 미래 가능성이나 이들의 상환 의지 등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구조는 청년들에게 큰 박탈감을 안겨 줍니다. 나는 열심히 살았는데 사회는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 거니까요.    

(명관) 이번 사업에 대해 청년들로부터 의견을 듣는 간담회 자리가 있었는데, 참석한 한 청년이 최근 정규직에서 프리랜서로 전환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대출이 안나왔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는 상환 능력이 전혀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직업적 상태가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도 대출이 안되는 상황입니다. 기존 신용평가는 은행이 정한 심사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바로 탈락하는 방식이거든요. 

청년들은 기존 금융 정보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상환 능력과 의지를 다각도로 평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새롭게 만들어지는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평가 근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 해야 하죠. 하지만 기존의 신용평가 모형은 오래전에 설정한 데이터 기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청년들이 배제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죠. 기존 금융에서 청년 금융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서울시, 1.5금융 피플펀드와 만나다

Q. 피플펀드가 서울시와 청년 금융 해결을 위한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서울시와 함께하는 첫 핀테크 기업이기도 한데요. 피플펀드와 어떻게 함께하게 되었나요? 

(창완)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기존 금융에선 한계가 명확했어요. 자연스럽게 ‘기존 금융이 어렵다면 새로운 영역에서 대안을 발견하자’고 생각해 핀테크로 눈을 돌리게 되었고요. 이때 P2P 대출이 대안 모델로 적합하다 생각했습니다. 청년 정책을 담을 수 있는 플랫폼을 우선으로 찾았는데, 피플펀드가 빠르고, 안정적인 모델을 가지고 있어 서울시가 올해 4월쯤 먼저 협업을 제안했습니다. 

(명관) 서울시가 제안주신 시점은 얼마되지 않았지만, 사실 피플펀드와 서울시의 인연은 2017년부터 였어요. 2017년에 서울시 청년들을 위한 대출 상품을 피플펀드와 서울시가 협업해서 기획하자는 제안을 서울시에 제출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피플펀드는 자체 개발한 금융 모델을 통해 청년들에게 대환대출을 제공하고 서울시가 일부 지원하는 대안금융 모델을 제안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피플펀드에 합류하자마자 진행되었던 2017년의 고민이 이제 실현되는 셈이라 감회가 새롭습니다. 

(창완) 사실 2017년 자료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사업에서 피플펀드를 검토하기가 더 수월했습니다. 그 사업 담당자가 저였거든요.(웃음) 물론 저는 2018년부터 담당했지만 이전 자료도 가지고 있었어요. 사업 검토하면서 예전 자료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당시와 지금 수준은 많이 다르더라고요. 모델을 고도화하면서 실적을 쌓아온 것이 보였어요. 그동안 공공의 지원없이 척박한 환경에서도(웃음) 잘 만들어오신 덕분에 우리도 판단이 더 쉬웠죠.

Q. P2P 금융이 아직까진 일반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플펀드와 협업하는 이유가 있나요? 

(창완) 서울시는 올해 1월부터 ‘공정한 출발선’이란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어요.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불평등을 정책적으로 최대한 개선하고자 하는 서울시의 의지이죠. 금융은 청년이 사회에 진출했을 때 처음 불평등을 겪는 영역입니다. 따라서 청년의 도약을 지지해줄 수 있는 금융 모델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피플펀드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중신용자에게 대출해줄 수 있는 1금융권 모델이기 때문이죠. 아직 은행을 이용하기는 어렵지만 상환 능력과 의지가 있는 청년들에게 은행 대출의 기회가 제공된다는 건 기존 금융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역할입니다. 청년의 상환 능력을 합리적으로 파악하고 이들에게 대출해줄 수 있는 대안 금융 모형이 무엇일지 오래 검토했고, 적합한 대안으로 피플펀드에 협업을 제안했습니다. 

Q. 서울시가 좋은 파트너이지만 그만큼 공적인 사업에 대한 부담감이나 책임감도 컸을 것 같은데, 협업을 결정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명관) 서울시에서 제안을 주셨을 때 반가웠지만 부담스러웠어요. 아무래도 서울시니까요. 당연히 우리가 굉장히 잘해야한다는 책임감을 느꼈죠. 하지만 피플펀드가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성과들을 볼 때 청년들의 금융 소외 문제 개선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피플펀드는 금융소외 문제 해결을 미션으로 걸고 사업을 운영해왔습니다. 1금융과 2금융 사이의 금리절벽 문제를 해결하는 ‘1.5금융’을 지향하고 있죠. 실제로 피플펀드 대출 고객의 평균 신용등급은 4.78등급입니다. 이들 중 65.7%가 대환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기존 대출을 더 나은 조건으로 바꾸고자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피플펀드의 대환 고객은 기존 대출 금리 대비 평균 6.6%p를 절감했고, 피플펀드를 성실 상환하여 신용등급이 평균 1.03등급 상승되었습니다. 

피플펀드는 지난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빠르게 성장하며 중신용자의 금융의 질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도움을 준다는 믿음과 이를 뒷받침하는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과 공공이 힘을 합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관점에서 서울시와도 좋은 선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서울시와 피플펀드, 청년의 금융 징검다리가 되다 

Q. 이번 사업의 이름이 ‘서울청년 징검다리 대출’입니다. ‘징검다리’에 담긴 의미가 궁금합니다.

(창완) ‘징검다리’라는 단어는 청년청장님의 아이디어였어요. 이 사업이 서울 청년이 1금융권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돕는 징검다리로써 기능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죠. 실제로 저희가 이 사업에서 기대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신용 등급 개선과 부채 부담 경감, 재무에 대한 이해 증진을 통해 청년들이 더 좋은 업권에서 슬기로운 금융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선 징검다리 대출을 이용하는 청년들이 성실히 상환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고요. 만약 성실히 상환한다면 당연히 그들의 신용등급은 개선될 것이고, 이를 발판으로 사업 이후에도 은행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겁니다. 줄어든 부채로 절감된 비용을 배운 대로 잘 활용하여 작더라도 조금씩 자산을 늘리는 습관을 구축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죠.  

Q. ‘징검다리 대출’에 대한 원칙과 방향성은 무엇이었을까요?

(명관) 첫 번째는 ‘실행가능성’입니다. 실제로 많은 기관이 선한 의도에서 사업을 확정하고 협약을 맺지만 실제 결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한다면 반드시 실질적인 효과가 있어야 합니다. 한 명이라도 정말 이 사업을 통해 의미 있는 금융자립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도 사업을 준비하면서 주임님과 ‘어떻게 하면 우리 사업이 청년에게 정말 보탬이 될 수 있는가?’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번째는 ‘지속가능성’입니다. 이 사업이 청년의 금융 생활의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지원 기간이 끝났을 때 청년이 다시 금융소외상태에 놓인다면 이 프로그램은 의미가 없겠죠.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고 마는 것도 결코 이상적인 방향은 아닙니다. 우리는 이 공동사업이 마중물이 되어 1) 참여 청년들에게 지속가능한 금융자립의 발판을 마련하고 2) 사회적으로 청년의 문제를 공론화하고 더 나은 대안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랐습니다.

서울시와 피플펀드, 더 많은 기회를 꿈꾸다 

Q. 아직 초기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담당자의 사업 중간 평가가 궁금합니다.  

(창완) 아직 일주일밖에 되지 않아서(웃음) 지난 일주일간 데이터를 봤을 때 2,3금융 대출을 가진 청년의 대환대출 신청이 다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바라던 바에요. 2,3금융권에 있던 청년이 1금융권 이용 기회를 갖게 될 테니까요. 이 점에서 초기 목표는 달성한 셈이라고 봅니다. 

아쉬운 점은 신청한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것. 징검다리 대출은 피플펀드의 심사 기준을 통과한 청년만이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사전에 충분히 협의된 사항이지만 청년청 입장에서는 서울시가 진행하는 사업에서 청년이 거절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경 쓰이죠. 

물론 이런 방식의 장점도 있어요. 심사 과정이 있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는 줄어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정책 취지와 다른 목적으로 정책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업은 과정이 한 단계 더 있기 때문에 청년 입장에서 신중하게 접근, 검토할 수 있는 사업이 된 것 같습니다. 

Q. 징검다리 대출 사업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요?

(창완) 기본적으로 청년들이 갖고 있는 모든 영역에서의 부채를 경감시키는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입니다. 우선 징검다리 대출의 확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사업 기획 단계에서 지속 가능한 정책 모형을 오랫동안 검토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사업의 성과에 따라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출 범위를 넓혀 플랫폼 노동자, 소상공인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금융 지원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 플랫폼 노동자: 앱이나 SNS 등 디지털 플랫폼의 중개를 통해서 고객에게 유급 노동을 제공하고 소득을 얻는 노동자. 대표적으로 모빌리티 앱 ‘우버’의 운전기사.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의 라이더 등이 이에 해당

(명관) 우리나라의 금리절벽 문제 즉, 1금융권과 2금융권 사이 중금리가 부재한 상황은 청년을 비롯해 다양한 계층에 노출되어 있는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하지만 누구도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죠. 금리절벽으로 인해 2금융권으로 밀려난 사람들은 고금리와 저신용의 악순환 고리에 빠지게 됩니다. 이 고리를 끊는 금융이 필요해요. 피플펀드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피플펀드는 이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서울시와 협력을 통해 단순히 신용대출뿐 아니라 청년들이 사회로 나오며 겪게 되는 금융의 많은 영역에서 더 멋진 금융을 제공하고 싶어요. 금융은 지금보다 훨씬 쉽고, 편하고, 매력적으로 변할 수 있거든요. ‘서울청년 징검다리 대출’이 그 시작점이라고 봅니다. 앞으로 청년에게 맞는 더 좋은 대안 금융이 만들어질 거라 기대합니다. 

청년에게 더 나은 금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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