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이 가진 힘은 어마어마합니다. 특히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은 좋은 동료가 절실하죠. 그렇지만 정말 좋은 사람을 찾는 것은 참 어렵고, 찾아도 무조건 함께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난 5년 동안 피플펀드는 최선을 다해 좋은 사람을 찾았습니다. 감사하게도 훌륭한 역량과 태도를 갖춘 많은 분이 함께해주었고, 덕분에 많은 이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훌륭한 개발팀 하나를 통째로 인수하면서 무려 여덟 명의 좋은 동료가 생겼습니다. 이 기쁜 소식을 핑계로 그동안 피플펀드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만들어갈 변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은행도 못 한 걸, 은행도 아닌 곳이 해냈다

Q. 피플펀드가 아니더라도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은 많습니다. 피플펀드의 시작과 존재가치는 무엇인가요?

(대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은 중저신용자다. 숫자로 말하자면 2천3백만 명이 넘는데, 이들 중 대다수가 은행 대출을 못 받는다. 실제로 우리나라 1금융권 은행 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대출자 10명 중 8명은 고신용자다. 그럼 은행에서 대출을 못 받은 사람은 어디로 가나. 은행 밖으로 눈을 돌리면 결국 고금리 대출이다. 피플펀드는 이렇게 기존 금융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섬기) 처음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은행이 아닌데 어떻게 은행 대출을 취급하나. 그렇지만 만약 성공한다면, 세상에 없던 금융이 탄생하는 것이니 매우 흥미로웠다. 현재 기술고문(前CTO) 대성 님이 합류한 2015년 9월부터 제품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이후 나를 포함해서 초기 제품본부가 꾸려졌다. 비록 규모는 작았지만 방향성은 명확했다. 은행통합형 구조를 통해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은행 대출을 제공하는 것. 모두 한 마음으로 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지원) 그렇지만 역시, 세상에 없던 걸 만들기란 어렵더라. 혁신적인 대출구조를 만들고 밤낮없이 일하며 제품을 만들었지만, 금융당국의 허락을 받기까지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쉽게 말하자면 열심히 물건을 만들었는데 시장에 내놓을 수가 없었다. 우리의 방향성과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임팩트를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지만, 동료들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다. 마침내 서비스를 런칭했을 땐 정말 만감이 교차했다.

피플펀드 CEO 김대윤 님과 프로덕트그룹장 박지원 님
CEO 김대윤 님과 프로덕트그룹장 박지원 님

Q. 피플펀드는 은행이 아니지만 은행 대출을 취급합니다. 이러한 혁신을 만들기 위해 기술적으로 가장 집중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섬기) 은행이 아닌데 은행 대출을 취급한다는 것은… 개발하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웃음) 실제로 피플펀드 시스템은 협력사인 전북은행과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개발 난이도가 상당히 높았다. 게다가 수많은 규제변화와 금융당국의 피드백을 적용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모든 것이 어려웠지만 우리가 가장 집중한 부분은 두말할 것 없이 무조건 안전성이다. 제품개발을 시작한 첫날부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안전한 금융거래를 위한 시스템 구축이었다. 업계에서 우리만큼 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인 곳이 있을까 싶다.

(대윤) 우리에게 기술은 금융산업의 구조를 바꾸는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이 제대로 발휘되려면 무엇보다 기초가 탄탄해야 한다. 신생기업이나 성장 속도에 목매는 많은 스타트업이 이점을 간과하기 쉬운데, 우리는 이점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전북은행뿐 아니라 카카오페이, 토스 그리고 NICE신용평가 등 수많은 협력사와 연결된 시스템을 개발하며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우리나라에서 은행이 아닌데 은행 대출을 취급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가 된 거다.

(지원) 제품 측면도 조금 더 말하고 싶다. 우리는 늘 그냥 좋은 제품이 아니라 놀라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개인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모두 어떤 금융기관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빠르고 정확한 조회시스템을 구축했고, 나아가 대출 심사와 계약 전 과정 역시 온라인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투자는 카카오페이/토스와의 제휴를 통해 전 국민 서비스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바탕에는 매일매일 엄청난 규모의 거래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탄탄한 금융시스템이 있다.

암호화폐 스타트업을 인수했다고요?

Q. 일반적인 채용이 아니라 개발팀 하나를 통째로 인수했습니다. 그것도 ‘암호화폐’ 커뮤니티를 만들던 개발팀을요. 과감하고 놀라운 결정의 이유와 배경이 궁금합니다.

(섬기) 사실 우리 모두 깜짝 놀랐다. (웃음) 물론 좋은 의미로 말이다. 좋은 개발자들을 채용하는 일은 피플펀드 제품본부의 오랜 바램이자 현재진행형 과제인데, 좋은 팀을 통째로 인수한 것은 정말 행운이다. 우리는 그냥 좋은 제품이 아니라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고 있다. 당연히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채용의 기준도 훨씬 더 높아질 수밖에 없었고, 그 기준에 맞는 이를 찾기란 날로 어려워졌다. 그러던 중에 우리보다 더 작은 규모의 팀으로 시장을 바꾸는 사람들을 찾은 거다.

(지원) 장기적으로 엄청난 시너지를 낼 것이다. 우리가 인수한 팀은 작은 규모로 큰 성공을 거둔 팀이다. 특히 ‘암호화폐’라는 폭풍 같은 분야에서 말이다. 피플펀드 역시 매일매일 바람 잘 일 없는 나날을 보내왔고, 급하게 해결할 문제가 끊이지 않아 꼭 필요한 기술을 적정 시기에 도입하는 것에 오랫동안 몰두해왔다. 그렇지만 늘 더 나은 제품을 위한 고민을 해왔고, 업무수행 방식과 구조를 꾸준히 개선했다. 새로운 팀의 합류로 인해 장기적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고민이 더욱 중심을 잡게 될 것이다.

피플펀드 핀테크엔지니어링그룹장(前CTO) 한섬기 님
핀테크엔지니어링그룹장(前CTO) 한섬기 님

(대윤) 우리는 기존 금융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앞으로도 근본적인 방향성은 변함없겠지만, 한 단계 더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고객 가치를 혁신하는 제품 중심의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에 기술을 통한 문제해결 능력과 여러 차례의 성공 경험을 갖춘 팀을 만났고, 피플펀드에 꼭 필요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섬기) 한마디 보태자면, 팀원들 모두 실력이 정말 출중하다. 연쇄 창업과 엑시트 경험을 가진 팀이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특정 기술에 얽매이지 않는 풀스택 개발자들이다. 본인들 입으로 얘기하기는 쑥스러울 것 같아서 대신 말하자면, 정보올림피아드 대상과 ACM-ICPC 수상 경력도 있다. 앞으로 함께 일하며 만들어낼 시너지가 몹시 기대된다.

Q. 반대로 묻고 싶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성공을 거둔 팀에겐 선택지가 많았을 텐데, 왜 피플펀드와 함께하기로 했나요?

(민승) 많이 인용되는 문구로 말하자면 ‘로켓에 올라탄’ 것이다. 냉정하게 보면, 우리나라에서 유니콘이 될 수 있는 산업군은 몇 개 남지 않았다. 의식주와 관련된 것이라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카테고리가 금융이라고 전부터 늘 생각했다. 피플펀드는 이미 시장에서 차별화된 상품과 역량을 갖고 있었고, 앞으로 성장 가능성 역시 확실하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우리 팀은 낯선 인식과 편견을 바꾸는 서비스들을 만들어왔다. 암호화폐는 물론이고 앱으로 연인을 만나거나 성형 정보를 찾는 일은 여전히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있을 만큼 도전하기 어려운 시장이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고객 관점으로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고 편안한 UX를 개발했고, 결국 소중한 성과를 거뒀다. 피플펀드에서의 여정도 쉽지 않겠지만 성공 가능성이 높고, 성공한다면 아주 크게 성공하리라 생각했다.

(대윤) 결정을 내리기 전, 피플펀드의 미션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다. 비교적 짧은 기간이었지만 의사결정을 위해 여러 차례 만났고, 양측이 모두 ‘보통 사람을 위한 보통이 아닌 금융’이라는 미션에 크게 공감하면서 엄청난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서로의 뜻과 생각이 명확한 만큼 인수과정이 굉장히 순탄했다.

(민승) 우리 팀은 이미 ‘코박’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었고, 정보 보안성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런 점에서 ‘피플펀드 DNA가 내재한 상태’라고 말할 수 있겠다.

피플펀드 프로덕트그룹장 박지원 님
프로덕트그룹장 박지원 님

Q. 현재의 팀은 어떻게 결성되었고, 그동안 어떤 일을 함께 해왔나요?

(민승) 피플펀드에 합류하기 직전에는 ‘코박’이라는 서비스를 운영했다. 비트코인 광풍이 가장 심하던 2018년 초, 제대로 된 크립토 커뮤니티가 없다는 점에 착안해서 서비스를 만들었다. 길영, 부현, 지환, 승원 님과 함께 미친 듯이 달려서, 불과 한 달 반 만에 서비스를 런칭했다. 이후 서비스가 커지면서 상진, 유리 님이 가세하면서 기획과 개발 그리고 마케팅 능력을 갖춘 현재의 팀이 완성됐다.

사실 우리 팀의 인연은 조금 더 오래됐다. 모두 함께 일한 것은 ‘코박’ 서비스를 만들던 때가 처음이지만, 다들 그 전에 다른 서비스를 함께 만든 이력이 있다. 함께 해온 시간이 평균 4~5년 되다 보니, 서로에 대한 이해나 일을 할 때의 호흡이 매우 잘 맞는 편이다.

(대윤) ‘코박’은 거래소보다 월간활성사용자(MAU)가 더 많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아마 해당 업계에서 거래소를 제외한 거의 유일한 성공 사례일 거다. 민승 님과의 첫 만남이 아직도 기억나는데, 머리를 맞은듯한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어떤 문제를 대할 때 정말 자유롭게 사고하고, 고객가치를 굉장히 넓은 관점으로 고민하더라. 그러니까 여러 어려운 시장에서 의미 있는 결과들을 단기간에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싶다.

(민승) ‘코박’은 1년 반 만에 30만 유저를 모았다. 거품이 꺼진 시장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블록체인이라는 어려운 키워드를 안고 거둔 성과라서 더욱 뜻깊다. 팀원 모두 티를 낸 적은 없지만, 그 과정에는 정말 뼈를 깎는 노력이 서려 있다. 블록체인 지갑도 개발했고, 코박라이브를 위해 수천 명 동시접속이 가능한 서버를 구축했다. 코인 데이터 크롤링을 위해 하루에도 수천만 개의 데이터를 쌓고 가공하는 데이터베이스를 구현하고, 수십만 개의 게시물 안에서 빠르게 원하는 결과를 찾는 검색엔진을 만들었다.

모두 열거하면 끝이 없겠지만, 결국 우리는 사용자들이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아무런 이질감을 느끼지 않기를 바랬다. 너무나 편하고 자연스러워서 모든 편견과 인식을 지워버릴 수 있을 만큼 좋은 서비스가 늘 우리 팀의 목표였다.

피플펀드 신임 CTO 강민승 님
신임 CTO 강민승 님

(대윤) 민승 님이 말한 내용이 정확히 우리에게 이들이 필요하다고 느낀 이유다. 하나의 성공 경험은 그 결과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성공을 경험한 팀은 그 과정에 녹아있는 끈기와 노력 그리고 새로운 역경을 마주쳐도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단단함을 갖추게 된다. 피플펀드가 은행통합형 구조를 만드는 데 성공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나아왔듯이 말이다.

80조원 규모 ‘비은행권’ 대출시장 제패

Q. 피플펀드의 미래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앞으로의 목표와 고객들이 피플펀드를 통해 얻게 될 가치는 무엇일까요?

(대윤) 모든 사람이 ‘은행 다음 피플펀드’라고 생각하도록 하는 것.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우리가 걸어갈 방향은 압도적으로 우월한 금융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대한민국 대출시장은 150조원에 달하는데, 그중에 절반이 넘는 약 80조원이 ‘비은행권’ 시장이다. 우리는 중신용자에 최적화된 신용평가모형과 은행통합형 대출상품을 무기로 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다.

기존에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은행 대출을 받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고금리 대출로 내몰리던 사람들은 합리적인 중금리 대출을 사용하게 될 거다. 이와 연결하여, 투자 대안을 찾는 수많은 이들에게 연 6~7%의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제공하고자 한다.

(민승) ‘피플펀드가 없을 때는 어떻게 했지?’ 싶을 정도로 보편적인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수많은 사람이 매일 일상에서 사용하는 금융 서비스를 만들고, 실질적인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사람들이 흔히 아는 플레이어를 빗대어 말하자면, 우리는 ‘2금융권의 카카오뱅크’가 될 수 있다. 대윤 님에게 피플펀드의 비전을 듣기 전부터 그렇게 생각했다. 머지않아 우리 서비스를 쓰는 모습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을 거다.

‘코박’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는 동안 고민을 많이했다.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암호화폐는 Grey한 영역이 많았고, 블록체인 기술은 당장 실현되기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을 통해 새로운 제도권 금융으로 발돋움할 피플펀드에서 조금 더 제대로 된 금융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어마어마한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피플펀드 한섬기 강민승 김대윤 박지원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 피플펀드의 여정을 함께 하고 싶은 동료에 관해 말씀해주세요.

(대윤) 먼저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진심으로 가슴 뛰는 사람이 필요하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확실한 믿음과 분명한 목표 의식을 가진 사람을 찾고 있다. 보통 사람을 위한 금융이 되려면 정말 우월한 금융상품/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그 과정은 참 거칠고 험난하겠지만, 지금까지 그랬듯이 우리가 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를 아는 동료들이 있는 한 우리는 결국 그 목표를 이룰 것이다. 두 번째는 전장에서 서로 등을 보일 수 있는, 서로 기댈 수 있는 사람.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믿을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

(민승) 기술로 금융 시장 혁신을 이끌고 싶은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시장의 규모와 성장 가능성을 보면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과제가 얼마나 큰 의미와 영향력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 개인적인 기준을 말하자면 태도와 가능성이다. 잠재력이 있는 사람은 많지만, 그것이 발현되려면 결국 태도가 중요하다. 우리 팀이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는 원동력 역시 태도적인 측면이 크다. 우리 모두 절실한 만큼 치열하게 주도적으로 일했다. 자신이 만드는 제품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며 집착하는 사람, 회사와 팀의 성장과 개인의 성장을 함께 생각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


함께 80조원 시장을 제패할
용감하고 든든한 동료 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