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금융과 2금융 사이, 중간지대가 필요한 이유

1%대 저금리 시대(한국은행 기준금리)인데 17% 이상의 고금리 대출차입자들의 모순된 고통은 6년째 여전하다. 한국은행은 작년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금리가 2.8%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같은 시기에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무려 연 17%다. 똑같이 1,000만원을 빌려도 어떤 이는 연 28만원을, 어떤 이는 170만원의 이자를 내고 있다.

2.8%와 17%의 간극을 만드는 것은 신용점수다. 개인의 신용정보는 여러 금융정보를 단계적으로 반영해 산정된다. 신용점수에 따라 대출 금리도 달라지는데 신용점수와 달리 대출 금리에는 단계가 없다.

간발의 점수 차로 은행에서 거절당하는 순간 금리는 2.8%에서 17%로 무려 14% 포인트이상 훌쩍 뛴다. 수입이 적고 신용등급이 낮은 이가 6배 이상 높은 이자율을 떠안는 것이다.

이들은 과중한 이자 부담 탓에 자산을 모을 수 없고, 2금융권을 전전한다. 신용점수는 더 하락하고, 은행은 이들에게 문을 더 굳게 걸어 잠근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2.8%와 17% 사이의 중간지대가 필요하다. 충분한 상환능력과 의지를 가진 중신용자들을 위한 대안 금융권이 절실한 이유다.

저평가된 중신용층 상환 역량, 기술금융이 밝힌다

중신용자들은 대부분 성실하게 일하며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우리 곁의 ‘보통 사람’이다. 중신용자의 연체율이 높다는 인식은 실제와 달랐다.

4등급 이하의 중신용자 대출을 80%가량 취급한 핀테크 P사의 2021년 1분기 기준, 중신용자 소비자들은 2금융권보다 저렴한 평균 13.4%의 금리로 대출을 이용하면서도 연체율은 1.01%대로 유지했다.

이 숫자는 은행의 심사 방식으로부터 배제되었을 뿐 실제 상환 능력과 의지는 충분한 4등급 이하 중신용자들의 건전함을 보여줬다. 그러니 이들에게는 더 나은 금융을 이용할 권리와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사들이 실제 중신용자의 금융 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정교한 심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수 선행조건이다.

금융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다. IT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인터넷 은행이 출범했고 관련 규제가 정비되고 있다.

중금리 대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과 업계의 노력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가운데, 이번주에 온라인투자금융 1호업체가 첫 탄생한다는 기쁜 소식이 실감나게 들려오고 있다. 새로 탄생할 온투금융의 존재 목적을 다시 한 번 점검할 시기다.

온투대출의 역할, 중신용층을 위한 대안 금융

온투금융은 단순히 온라인, 모바일 기반의 편리한 기능 제공에 그치지 않고, 금융업계의 본질적인 숙제를 파헤치고 풀어내는 데 방점을 두어야 한다. 오래 묵은 금리 단층 문제의 본격적인 해결을 위한 시작점에 다시 선 것이다.

온투금융업계가 지닌 책임은 무겁다. 과거 여러 업계 이슈로 힘든 시기도 이겨내고 여기까지 온 만큼 1호 업체들은 절치부심의 자세로 ‘모든 이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금융 본연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전심전력해야 한다.

온투금융 원년인 올해, 기존 금융과는 차별된 중신용자들을 위한 최적의 금융 상품과 서비스들을 선보임으로써 시장의 인정을 받고 존재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내야 할 것이다.

신생 온투업계가 시장에서 잘 뿌리내리려면 금융당국의 따뜻한 관심과 격려도 중요하다.

사회적으로 중금리 금융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도 소비자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균형적인 성장을 위해 규제가 필요한 부분은 시의적절하게 지침을 제공함으로써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하고, 기존 업권에서 하지 못했던 혁신을 만들어가는 분야에서는 포용적인 가이드라인과 지원을 통해 혁신의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를 바란다.


본 콘텐츠의 원문은 2021년 6월 9일 이데일리에 기고한 칼럼 ‘[기고] ‘온투 대출’이라 쓰고 ‘중금리 대출’이라 읽힐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