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금리: 1.8% vs. 18%

저금리 시대입니다. 얼마 전 만난 지인이 자기 마이너스 통장 금리가 1.8%까지 낮아졌다 합니다. 그러면서 어디 좋은 곳이 있다면 마이너스 통장에서 빌려서 좀 굴려보고 싶지만, 모두가 벌어도 자기가 사는 주식은 늘 떨어지고 부동산은 엄두가 안 나니 결국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한 친구는 학생 때부터 있던 빚이 점점 불어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에 복잡하게 얽혀있다고 합니다. 나름 성실하게 직장 생활한 지 10년 차인데, 쌓아둔 건 별로 없고 얼마 되지도 않는 월급으로는 이자 내기도 빠듯하다고요.

우리나라 저축은행 평균 금리는 연 18%입니다. 이게 평균이므로 연 20%가 넘는 대출도 많다는 뜻이죠. 1.8%와 18%라니. 이토록 큰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저축은행 대출을 사용하는 친구는 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성실하게 대출을 상환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신변의 큰 변화가 없다면 그럴 것입니다. 이 친구에게 연 18%의 이자율은 정당한 걸까요? 은행은 왜 이 친구에 대한 대출을 거절했을까요? 그리고 은행에서 거절되는 순간 왜 10배나 되는 이자를 부담해야만 하는 걸까요?

우리 사회에서 신용점수는 여러 금융 정보가 점수화되어 단계적으로 반영되지만, 그 결과가 되는 대출금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이 은행을 이용할 수 있다면 연 1.8%의 대출 조건을 제안받겠지만, 간발의 점수 차이로 은행에서 거절당하는 순간 금리는 18%가 됩니다. 1천만원을 빌리면 은행 대출이라면 연 18만원을, 그렇지 않다면 연 180만원을 이자로 내야 하는 셈입니다. 즉, 수입이 적고 신용등급이 낮으면 역설적으로 이자 부담이 10배 커집니다. 이자 부담이 크기에 자산을 모을 수 없고, 그래서 신용등급 상승과 은행 대출의 기회는 끝내 주어지지 않습니다.

보통 금융: 은행 vs. 비은행

인터넷 은행 출범을 시작으로 마이데이터 등 규제 정비와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나라 금융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제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굳이 방문할 필요가 없습니다. 모바일로 5분 만에 대출 신청이 끝나고 입금까지 완료됩니다. 그동안 그 어느 산업보다 규제와 공급자 중심의 보수적 산업이었던 금융은 이제 점점 더 소비자에게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은행은 더 빠르고 더 편리하게, 더 좋은 조건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은행에 국한된 이야기입니다. 은행을 벗어나는 순간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모든 혁신과 변화는 은행, 그리고 은행을 이용할 수 있는 금융 소비자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순간, 당신이 만나게 될 금융은 아직도 믿기 어렵고 불편하고 불합리합니다. 여전히 보이스피싱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전화를 받고, 알아들을 수 없는 생경한 이야기를 너무도 빠르게 통지받으며, 이해하지 못한 서류들에 서명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대안이 없으니까요.

나이스 평가정보에 따르면 2020년 7월 말 기준으로 저축은행, 캐피탈 등 은행이 아닌 2, 3금융권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이 전체의 77.4%에 달합니다. 이들은 매일 성실하게 일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금융을 사용하는 ‘보통 사람’이지만, 대한민국의 금융 서비스는 보통 사람을 두 부류로 명확히 구분합니다. 은행 대출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과 은행에서 거절된 사람. 그리고 후자가 만나는 ‘보통 금융’은 너무도 가혹합니다.

보통이 아닌 금융: 1.5금융

‘보통이 아닌 금융’이 필요합니다. 중신용자를 위한 1.5금융이 필요합니다. 고신용은 아니더라도 충분한 상환능력과 의지를 가진 이들을 위한 대안 금융이 필요합니다. 1.8%를 거절당하더라도 18%가 아닌 중간지점이 필요합니다. 성실 상환을 통해 1금융권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징검다리가 필요합니다. 1금융과 2금융 사이, 보통 사람을 위한 ‘1.5금융’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중신용자에게 새로운 금융을 제시하는 피플펀드를 이용한 20, 30대 고객의 대출 목적을 분석해보면, 전체의 86%가 2, 3금융권 대출의 전환 대출과 생활비 목적입니다. 이러한 중신용 대출에 매월 1조원이 넘는 조회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은행으로부터 소외된 ‘보통 사람’들을 위한 대안 금융에 대한 시장의 열망을 방증합니다.

2020년 6월 기준 피플펀드 개인신용대출 연체율은 0.92%입니다. 신용 5등급(NICE 기준) 이하의 대출자에게 나간 대출 비율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도 연체율은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이는 은행의 심사 방식으로부터 배제되었으나 실제 상환 능력과 의지가 충분한 ‘보통 사람’이 많이 있고 이들에게 더 나은 금융을 이용할 권리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정하고 정확하게 ‘보통 사람’의 상환 능력을 평가하고 심사할 수 있고 이를 기술을 통해 더 쉽고 편하게 제공할 수 있다면, 또 성실하게 상환하는 것만으로도 좀 더 나은 금융 기회를 꿈꿀 기회를 마련해줄 수 있다면, 1.5금융은 우리 사회의 불합리한 ‘보통 금융’을 뛰어넘는 ‘보통이 아닌 금융’으로 자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온투법의 탄생, 책임감과 기대감 

세계 최초의 P2P금융업법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 (약칭: 온투법)’이 지난 8월 27일 시행되었습니다. 2002년 대부업 이후 17년 만에 태어난 새로운 금융업으로서, 온투업은 단순히 온라인, 모바일을 활용한 편리한 금융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그간 제도권 금융이 해결하지 못한 영역들에서, 보통 사람들에게 기존 금융과 차별화되는 대안 금융으로서 그 존재 의미를 증명해야 합니다. 

P2P 금융업에 주어진 그 사회적 의무와 책임이 무겁습니다. 피플펀드는 소비자금융 기업으로써 더 많은 부담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는 그 답을 찾고 증명해낼 것입니다. 새로운 제도권 금융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P2P 금융업이, ‘모든 이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금융 본연의 목적에 맞는 사회적 역할을 다하는 1.5금융으로 자리하길 기대합니다. 피플펀드 역시 ‘보통 사람을 위한 보통이 아닌 금융’을 만들어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