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 역사의 글로벌 투자은행에 근무하다, 다섯 살배기 스타트업에 도전한 사람. 좋은 사람, 결국은 남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사람. 피플펀드 개인신용대출그룹의 최진해 님을 만났습니다.

개인신용그룹에서 전략 업무를 맡은 최진해입니다. 개인신용대출의 상품전략은 물론 구조화금융팀과 함께 투자 사이드 업무도 함께 보고 있어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New York University Stern School에 진학했어요. 그곳에서 금융학이랑 회계학을 복수 전공했는데, 다양한 금융 분야 중에도 저는 Equity Valuation에 매력을 느꼈죠. 당시 Damodaran이라는 교수님이 계셨는데, 그분이 Valuation의 아버지라고 불릴 만큼 기업가치 평가 분야에서 정말 유명하신 분이셨거든요.

Equity Valuation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미래 현금흐름을 예측하여 현재 기업의 가치를판단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한 회사가 미래에 만들 현금흐름을 다양한 방법으로 예측하고, 그 수치를 할인하여 (Time value of money) 현재 가치를 산정하는 거죠.

대학교 졸업 후에는 미국에서 짧은 인턴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와 Citigroup IBD에서 M&A나 IPO 및 Block Deal과 같은 ECM 관련 자문 업무를 했어요. 그리고 약 2년 후에 Goldman Sachs로 이직하여,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에서 근무했죠.

피플inside: 최진해

현실로 와닿지 않는 금융.

금융에 처음으로 관심을 두게 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 유학을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시작으로 세계 금융위기가 터졌는데, 환율이 거의 1.5배로 뛰었어요. 1달러에 9백 원인 때도 있었는데 갑자기 천 오백 원까지 치솟으니까, 실제 학비와 생활비가 그대로인데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서 부담하셔야 하는 비용은 엄청나게 커진 거죠. 그렇게 실제로 저에게 영향을 주는 일을 겪으니까, 금융이 뭔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아졌어요. 그중에도 특히 투자은행 관련 업무에 관심이 생겼고요.

M&A는 결국 기업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판단하는 일인데, 저는 졸업 후 인턴 시절부터 Citigroup과 Goldman Sachs에서도 줄곧 그 분야 업무만 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학창 시절에 IBD 업무만 공부했고, 뭔가 다른 걸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없어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에서 즐겁게 배웠던 수업과 현실의 괴리가 크다는 것을 많이 느꼈죠.

먼저 기업금융은 저에게 현실적으로 와닿는 게 별로 없었어요. 물론 기업의 자금 조달이나 경영 확장 및 구조조정을 통해 어느 정도 사회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를 포함한 개개인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중에도 가장 괴로웠던 것은 반복되는 업무였어요. 일정한 틀이 이미 짜여 있기 때문에, 수많은 기업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더라도 거의 비슷한 업무를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업무 강도 역시 매우 높아서 매일 3~4시간씩 자면서 똑같은 하루를 맞이하다 보니까, 개인적인 성취감도 점점 낮아졌죠.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서 업무도 수동적으로 하게 된 저 자신이 싫었어요.

피플inside: 최진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금융

하루하루 지쳐가는 제 모습을 보니, 과연 이렇게 사는 게 맞을까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비록 당장의 계획은 없었지만, 회사에 그만두겠다고 말했죠. 감사하게도 당시 대표님은 저를 많이 배려해주셨어요. 번아웃되는 주니어를 많이 보셨다면서, 일단 잠깐 쉬면서 생각해보라고 말씀하셨죠.

그런데 쉬는 동안 지인의 소개로 피플펀드 개인신용그룹 경윤 님을 만났어요. 저에게 피플펀드에서 함께 일하자고 하길래,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봤죠. 답은 ‘뭐든지 할 수 있다’였고요. (웃음)

구성원이 모두 좋아 보여서 혼자 조금 더 회사에 대해 알아봤어요. 그동안 저는 늘 기업과 투자자만 생각해왔는데 (피플펀드에서는) 개인과 대출자가 보였고, 투자 관점에서도 개인신용대출이 매우 흥미로운 자산군Asset Class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먼저 일반 개인이 대출채권에 투자할 기회를 열어주고,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 계층에게 자금 조달을 해주기에 Win-Win하는 사업 구조라고 봤어요. 저는 계속 기업 가치평가를 했던 사람이지만, 이 분야에 대해 배우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투자상품을 만들고 싶어졌죠.

더욱이 내가 하는 일의 혜택을 누리는 사람이 내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일 수 있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개인적으로 조금 더 와닿는 금융일 뿐 아니라 사회적인 임팩트도 분명하다고 생각했죠. 투자나 대출 모두, 나와 같은 사람들이 하는 거니까.

책임감 말고 오너십.

피플펀드에 들어와서 처음에는 아주 낯설었어요. 사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누가 제게 일을 시키지도 않았거든요. 입사 후 며칠 동안은 가만히 제 자리에 앉아서 회사소개서만 읽었죠. 하지만 이전에도 그랬듯이 저는 수동적으로 사는 게 싫었고, 제가 필요 없는 미팅에도 들어가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이것저것 시도하기 시작했어요. 돌이켜보니 그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피플inside: 최진해

피플펀드 사람들에게 참 고마운 게 각자 업무가 바쁠 텐데도, 제가 어떤 아이디어를 내면 그것에 대해 굉장히 빠르게 피드백을 주더라고요. 예를 들어, S사와 제휴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에도 본인 업무가 아니어도 모두 자기 일처럼 열정적으로 피드백을 줬어요. 심지어 저보다 더 꼼꼼하게 일정을 챙겨주기도 해서, 결국 예상보다 훨씬 빨리 프로젝트가 마무리됐죠. 피플펀드 사람들이 얼마나 오너십을 갖고 일하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어요.

오너십은 단순한 책임감보다 더 높은 기준의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책임감 강한 사람은 많이 봤지만, 동기가 뭘까 곰곰이 따져보면 Reputation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쉽게 말해, 욕먹지 않고 자신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거죠. 반면에 피플펀드에는 자신의 성장을 위해 오너십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일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자신의 역할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춘 사람들이죠.

우리 개인신용그룹 팀원들 자랑을 빼놓을 수 없는데, 다들 자신이 맡은 분야에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일하다 보면 경력과 노하우만큼 확실한 무기가 없더라고요. 소위 말해 돈 주고도 못 사는 것들이니까. 게다가 다들 착하고 유쾌해요. 바쁘더라도 서로 격려하고 배려하는 덕분에, 팀 바이브가 늘 밝죠.

스타트업 그리고 금융산업.

피플펀드에 합류해서 가장 좋은 점을 꼽자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거예요. 학창 시절부터 이전 직장까지 계속 비슷한 사람들만 만났는데, 피플펀드에 들어온 후 저와 배경과 관심사가 다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거든요. 물론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조심스럽고 어려운 면도 있긴 했죠.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만큼, 다양한 피드백이 존재하니까요.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도 배운 것들이 많아요.

또 피플펀드는 금융을 다루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스타트업과는 조금 다른 면모가 있어요. 전에 제가 일하던 회사들과 비교하면 훨씬 유동적이고 능동적이지만, 마냥 자유롭진 않죠. 금융은 근본적으로 규제산업이니까요. 그렇지만 틀이 아예 없는 회사였다면 저와 안 맞았을 것 같기도 해요.

피플inside: 최진해

아까 말한 것처럼 처음에는 그냥 막 부딪히면서 배웠어요.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다 보니 어떤 것은 되고, 어떤 것은 안 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됐죠. 또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 수행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업무 스펙트럼도 넓어졌고요. 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는 것만큼,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종합적 사고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단 것을 느끼고 있어요.

좋은 사람,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인생의 모토라면 그냥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결국은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이직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죠.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금전적인 것을 차치하더라도 우선 집에는 가서 잠을 잘 수 있어야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웃음)

지금 예전의 저를, 혹은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를 만난다면 용기를 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같은 업종 안에서 이직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저처럼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경우는 별로 없거든요. 섣부른 판단으로 이미 쌓아온 것들조차 잃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이 있을 수밖에 없죠. 하지만 저는 지나온 건 경험이자 추억이고, 앞으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싫어도 버티면서 사는 건, 한 번뿐인 인생에 너무 우둔한 일이 아닐까요.


모두를 위한 금융을 꿈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