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배우고 싶은 것을 찾아, 개발을 시작한 사람. 나만의 논리로 세상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 솔직하게 말하고, 솔직하게 듣고 싶은 사람. 피플펀드의 안드로이드 개발자 장한솔 님을 만났습니다.

평생 배우고 싶은 것을 찾다.

대학에 입학했을 때 원래 전공은 평생교육학이었어요. 그곳에서는 모든 사람은 평생 배움에 관한 의지가 있고, 자기주도학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내재적 동기부여라고 배워요. 그런데 정작 제가 배우고 싶은 것을 모르겠더라고요.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은 뭘까,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초등학생 시절에 포토샵과 나모웹에디터 같은 것들을 배웠던 것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글로벌미디어학부를 복수전공하기로 결정했죠. 그곳의 커리큘럼에 디자인, 경영 그리고 개발 과목이 포함되어 있었거든요. 개발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무엇인가 시각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면 재밌을 것 같았어요.

2학년 말부터 복수전공 과목을 듣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수강 신청을 반려 당하기도 했어요. 교수님은 제가 개발 수업을 못 따라올 거라고 하셨죠. 이후 3학년 때 시작한 대외활동을 통해 저에게 부족한 것들이 무엇인지 많이 알게 됐고, 4학년 때는 그것을 채우기 위해 컴퓨터학부 수업을 많이 들었어요.

피플inside: 장한솔

세상을 정리하는 나만의 논리.

프로그래밍의 재미를 처음 느낀 건 ‘자료구조’라는 수업을 들을 때였어요. 간단히 말하면 세상에 추상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컴퓨터 안에서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관한 방법론이었는데, 세상을 나만의 논리로 정리한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함수가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어도, 그것을 나타내는 과정은 개발자마다 다르잖아요. 답을 도출하기 위해 저만의 논리를 만드는 것이 재밌더라고요.

졸업 후, 첫 직장에 안드로이드 개발자로 입사했어요. 하지만 막상 그곳에 들어가서 일하다 보니, 프런트는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느껴졌죠. (피플펀드에 온 후엔 생각이 바뀌었지만) 당시엔 프런트는 내게 맞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개발에 재미를 느꼈던 건 나만의 논리로 세상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으니까.

전 직장에서 특히 싫었던 것은 회사의 선택이 제가 생각하는 방향성과 달라도, 일단 어떤 결정사항이 내려오면 무조건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특별한 계획은 없었지만, 결국 그곳에서 퇴사했죠. 스스로 좋은 제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싶고,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었거든요. 그러던 중에 마케팅그룹 성구 님이 피플펀드를 소개해줬어요.

피플inside: 장한솔

면접을 보기 전에 섬기 님과 만났는데, 기술적인 것보다는 본인이 생각하는 방향성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회사가 제품 그리고 사용자를 어떻게 생각하고, 기술적으로 개발자는 어떤 것을 생각해야 하는지. 그게 참 좋았어요. 이곳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겠다 싶었죠.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전 직장에서는 프런트가 저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피플펀드에 와서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과 소통하며 일해보니까 저와 잘 맞더라고요. 특히 기획 단계부터 사용자가 진짜로 원하는 것에 관하여 팀이 함께 고민하고,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 정말 재미있어요. 완성된 화면만 보면 잘 모를 수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요소에 의도가 담겨있거든요. 그 사실을 피플펀드에 와서 처음 알게 됐어요. 그 고민을 함께할 수 있어서 즐거워요.

솔직하게 말하고 듣는 사람들.

피플펀드에는 모두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있어서 좋아요. 물론 어떤 말을 꺼내면 해결방법과 실행까지 내가 도맡아야 할 것 같아, 말을 꺼내기 조심스러운 면이 있지만. (웃음) 내 생각을 편하게 말할 수 있고, 그것을 들어준다는 점이 정말 만족스러워요.

사실 스타트업에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알아야 하고, 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회의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자리를 떠나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도 스스로 안주하고 있다고 느껴질 때마다, 마음속으로 제 책상에 세워놓은 문구를 되뇌어요. ‘이끌든지 따르든지 비키든지.’

우리 팀은 개발자도 개발만 해서는 직무유기라고 느껴질 만큼 서로 의견을 많이 공유하는데,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프로젝트의 목적이 정리되고 공감대가 형성돼요. 그 과정이 언제나 순탄하진 않지만, 나 그리고 우리의 생각이 담긴 제품이 출시될 때의 기분은 정말 최고죠.

저는 누구든지 자기 생각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좋은데, 저랑 함께 일하던 디자이너가  꼭 그랬어요. 칭찬이든 욕이든 앞에서 해줬죠. (웃음) 덕분에 저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고, 함께 일하면서 제 성격도 조금 변했어요. 전보다 한 번 더 고민하고, 내 생각을 잘 정리해서 적극적으로 더욱 말하게 됐죠.

또한 피플펀드에는 업무 외적으로, 인간적으로 좋은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사람들. 물론 저와 모든 면에서 100% 맞지는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제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없어요. 예를 들면, 저는 길에 쓰레기를 버리는 걸 정말 싫어하거든요. 사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그런 사람들만 모여있단 것이 저는 참 신기해요. 덕분에 사무실 밖에서도 만나고, 함께 여행을 갈 정도로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도 있어요.

피플inside: 장한솔

일단 해보자후회하지 말자.

저는 기술적으로 계속 더 배우고 싶고,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늘 최우선 목표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런 저에게 피플펀드는 제가 항상 도전하게 하는 곳이에요. 내가 이런 것까지 할 수 있었나, 이것까지 해야 하나… (웃음) 이런 질문을 스스로 계속하게 되는 곳, 그러면서 조금씩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곳이죠.

처음 개발을 시작했을 때, 어떤 큰 목표나 거창한 꿈이 있었던 건 아니었거든요.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뛰어들었는데, 전에는 너무 걱정을 앞세웠던 것 같아요. 나에게 부족한 점에 몰두해서 그것을 채워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보니, 늘 불안한 상태였죠. 하지만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해요. 예전에 저를 만나면,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어떻게 되든지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게 될 테니까, 일단 해보라고. 많이 불안하겠지만, 너무 장기적인 목표가 꼭 필요한 건 아니라고.

전 어른이 된다는 것이 일관성 있는 사람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늘 자기검열을 심하게 하는 편이었죠. 전에 내가 했던 말을 잘 지키고 있는가, 그것을 굉장히 엄격하게 보고. 하지만 요새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많이 느껴요.

얼마 전, 한 팀원에게 아쉬운 게 좋다는 말을 들었는데, 항상 끝장을 봐야 하는 제게는 너무 신선한 개념이었어요. 아쉬워도 만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죠. 일이든 운동이든 친구 관계 혹은 연애까지 저는 ‘후회하지 말자’는 모토를 갖고 살아왔는데, 새해에는 바뀔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솔직하게 말하고, 들을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