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펀드의 박병준 님이 서울지방병무청이 주최한 ‘2020년도 산업지원인력 수기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수상을 축하드리며, 병준 님의 솔직하고 재미있는 수기 ‘나의 깡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을 미래로’의 전문을 소개합니다.


나의 깡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을 미래로

내가 4차 산업 혁명에 뛰어드는 첫 번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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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이 유행이다. 악착같이 버티어 나가는 오기, 자신감 위에서 발현되는 끈기와 노력 등의 복합적 감정이 깡이란다. 사실 나는 깡이 많지만 동시에 부족한 사람이다. 공부도 주변에서 인정받을 정도로 꽤 잘했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열정과 헌신과 노력에서 남들보다 뛰어나려고 노력하는 스타일이지만, 반대로 내가 싫어하거나 관심 없는 것에 대한 오기나 끈기, 깡은 부족한 편이었다. 이런 나는 2013년 2월, 스무 살의 생일이 지나 대한민국 비공식 생일 축하 편지인 병역판정검사 통지서를 받았다. 대한민국 남성으로서 처음 받는 국가의 신성한 부름이었기에 부담감과 두려움이 몰려왔다. 큰일 났다. 사실 나는 어릴 적부터 군대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했다. 이제는 벌써 70주년이 되어버린 6.25전쟁이지만, 전쟁을 몸소 겪으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참혹한 전쟁 이야기는 나에게 망태 할아버지나 부산행 좀비 떼보다 무서운 이야기였다. 그래서 항상 고모께서는 이야기를 듣고 벌벌 떨고 있는 나에게 “통일이 되면 군인이 되어 서로 싸우는 일이 없는 평화가 찾아올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며 안심시켜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 각인된 전쟁과 군대라는 키워드는 학생 시절까지 영향을 미쳤고, 미래의 군 복무는 의사가 되어 공익보건의사로 수행하겠다는 목표까지 세울 정도였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군대가 무서워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니, 참 귀엽다. 하지만 이 분야의 깡은 부족했다.

산업기능요원 제도를 발견하다 .

빠르게 시간은 흘렀고 나는 학생과 청년 창업자의 삶으로 군 복무에 대한 생각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주변 친구들은 하나둘 군대를 가더니 휴가를 나왔고, 어느새 전역해서 복학을 했다. 이제는 나도 더 이상 태양, 아니 현실을 피할 수 없는 26살이 되어있었다. 마침 학교 선배들에게 군인으로서 복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잘하는 분야와 관련된 산업에 투입되어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엄청난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나의 경우에는 정보처리 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에 IT 산업기능요원으로서 우리나라 혁신을 이끌어가는 벤처기업에서 34개월간 복무를 하면 군 복무를 대체할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산업기능요원 제도는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경력을 안정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제도이기도 했다. IT 산업에는 금융, 교육, 제조, 게임 등 다양한 업종에 수백 개의 회사가 있었고, 평소 내가 특별히 관심이 있던 금융 산업도 IT 산업과 융합된 다양한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들이 있었다. 무릎을 ‘탁’ 쳤다. 화려한 조명이 다시 나를 감싸는 느낌을 받았다.

스타트업 톺아보기

사실 현실적으로 산업기능요원의 TO를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 회사의 채용 공고를 모두 찾아가면서 지원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합격 가능성도 매우 낮은 일이다. 그래서 회사들에 대한 정보를 소프트웨어 컨퍼런스나 IT 산업 채용설명회와 같은 이벤트에 참석해서 여기서 알게 된 채용 담당자와의 연락을 통해 현재 해당 회사가 가진 TO나 연계 채용 계획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아니면 주변에 이미 산업기능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선후배를 활용하여 추천을 받는 방법도 괜찮은 방법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개발자 채용 플랫폼에서 ‘ 병역 대체’ 키워드를 활용해서 회사를 알아봤다. 다행히도 최근 IT 산업은 산업기능요원에 대한 수요나 처우는 괜찮은 편이었고, 회사 생활에 대해서도 좋은 후기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만약 당신이 원하는 회사에 산업기능요원 TO가 없어도 향후 할당되는 TO를 기다리는 조건으로도 미리 입사가 가능하니 채용 담당자에게 해당 사항을 물어보는 것은 Tip of Tip이다. 즉, 열심히 톺아볼수록 당신은 산업기능요원이 될 수 있다.

입사를 위한 준비그리고 첫 출근

다행히 ‘보통 사람을 위한 보통이 아닌 금융’이라는 미션을 가진 한 금융 IT회사를 알게 됐고,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하게 됐다. 이미 산업기능요원 자격을 갖추기 위한 준비과정은 이전부터 장그래처럼 더할 나위 없이 잘 준비했었기에 면접을 준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오래된 전공 서적을 다시 펼쳤고, 깡으로 알고리즘을 다시 공부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갔다. 또 다른 채용 플랫폼에 올라온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회사의 면접 유형을 파악했고, 예상 질문을 정리하면서 모범 답안을 준비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직군으로 지원을 했기 때문에 코딩 테스트도 준비가 필요했었는데, 개발자 채용 서비스를 통해서 알고리즘 문제 풀이를 약 2주간 투자해서 열심히 연습했다. 다행히 면접 결과는 합격이었다. WHOO!

# 4차 산업 혁명을 위한 전사산업기능요원

산업기능요원으로서 가장 뿌듯한 점은 내가 받는 월급의 숫자나 군 복무 대체 자체의 하드웨어적인 요소는 아닐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IT 산업 속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그 변화를 느끼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하나의 목표하에 모인 사람들과 밤낮으로 고민할 수 있는 동료들과 일한다는 경험 자체가 제일 뿌듯한 것이다. 내가 작성하는 코드 한 줄이 누군가에게는 더욱 필요한 서비스로 업데이트되고, 나 자신의 역량 성장과 더불어 우리나라 4치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은 국방의 의무와 동등한 신성한 자부심을 만들어줬다. 산업 현장은 상상 이상으로 치열하고 바쁘다. 전방에서 국방의 의무를 지키면서 땀방울을 흘리는 친구들도 있지만, 후방에서 국가 산업 발전과 회사 경쟁력 제고를 위해 땀방울을 흘리는 나와 같은 친구들이 있다. 이런 땀방울은 나의 경력과 경험을 성장시키고 있고, 몇 년 뒤에 나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 모든 산업기능요원들이 2년 10개월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길 기도하며, 나는 오늘도 1일 1코딩 깡을 실천한다.


전문연구요원 현역 편입 및 전직 가능
산업기능요원 보충역 편입 및 현역 전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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