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P2P 계속 투자한다 vs. 당분간 안 한다

P2P 투자는 운의 영역일까?

올해 4월 14일 JTBC에서 방영된 ‘돈길만 걸어요 – 정산회담’에서 한 연예인 의뢰인은 현재 P2P 투자로 수익을 내고 있는데, 계속해도 될지에 대해 의견을 구했습니다. 

출연한 패널들로부터 P2P 투자의 위험성에 대한 의견들이 이어졌고, 의뢰인은 물었습니다. “최대한 투자처를 분산하면 괜찮지 않을까요?” 이에 대한 대답 역시 부정적이었습니다. 확률상 연체는 발생할 수밖에 없고 투자금 전액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요.

<2020년 4월 14일 자 JTBC 돈길만 걸어요 – 정산회담 방송화면>

여러 의견을 청취한 끝에 의뢰인이 내린 결론은 “당분간 P2P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은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고, 위험성을 전혀 공부하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요. 

…정말 P2P는 계속 투자하면 안 되는 걸까요?

2. 개미는 왜 실패하는가

“작게 여러 번 따서 한 번에 날린다” 5할의 승률에도 돈을 잃는 이유

얼마 전 서울대학교 대학원생이 쓴 “개인투자자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를 하는가”라는 논문이 SNS에서 화제가 되어 언론에도 소개가 되었습니다. 화제가 된 논문의 내용은 저자가 석 달 동안 주식 매매방에 출퇴근하며 그곳의 개인 전업투자자들을 관찰한 뒤, 개미들이 왜 필패할 수밖에 없고 그럼에도 투자를 계속하는지에 대해 행태 경제학적으로 분석한 것이었습니다.

<논문 “개인투자자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를 하는가” p22 발췌>

논문의 내용 중 “작게 여러 번 따서, 한 방에 날린다!”라는 제목의 챕터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전형적인 투자 실패 과정을 보여주는데, 여기에 담긴 한 투자자의 인터뷰가 인상적입니다. 

“프로야구 선수가 열 번을 쳤는데, 열 번을 다 놓쳐요. 그러면 아 나는 능력이 없어 하면서 나가야 되잖아요. 근데 웃긴 게 주식을 해서 오히려 더 많이 쳐. 근데도 돈을 못 벌어. 승률이 5할이 넘는데도 돈은 못 벌어. (왜요?) 손실 확정을 못 해서 열 번 중에 여섯 일곱 번 번 거 다 합친 것보다 많은 돈을 한 번에 잃거든.”

열 번 중 여섯 일곱 번 이겨도 돈을 벌지 못하는 싸움. 그렇다면 주식도 계속 투자하면 안 되는 걸까요?

3. 워렌 버핏의 100만 달러 내기

버핏이 이긴 이유, 결국은 분산투자

‘오마하의 현인, 장기투자의 거장’. 워렌 버핏은 투자 조언을 요청받을 때마다 항상 추천하는 종목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S&P 500 인덱스펀드’입니다. 그러면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 투자자라면 단연코 개별 종목 투자보다 인덱스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합니다.  

S&P 500은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가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500개 대형 기업을 포함해 만든 주가지수입니다. 워렌 버핏이 본 상품을 추천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운용 비용이 적게 들고, 한 주를 사면 펀드에 포함된 500개의 기업에 자연스럽게 분산 투자를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수익률이 안정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워렌 버핏은 한 가지 재미있는 내기를 공개적으로 제안하는데, 10년간의 인덱스펀드 평균 수익률을 이길 자신이 있다면 본인과 내기를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프로테제 파트너스’의 경영자인 테드 세이즈가 이에 응했고 그들은 100만 달러를 걸고 2008년 1월 1일부터 2016년 12월 29일까지 총 9년여에 거친 내기를 진행합니다.

그 결과는 워렌 버핏의 압승이었습니다. 9년 동안 S&P 500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은 총 85.4%로 연평균 7.1%의 수익률을 올렸지만 테드가 선택한 5개의 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2.2%에 불과했습니다. 테드가 투자한 5개 펀드를 개별적으로 보면 일부는 버핏의 인덱스펀드와 유사한 성과를 냈지만, 나머지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성과를 보이면서 전체 수익률을 끌어내렸습니다. 

워렌 버핏의 승리는 우연일까요? 왜 투자의 거장은 인덱스펀드가 이토록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것이라고 확신한 걸까요?

4. 분산투자의 Magic: 비체계적 위험 없애기

분산을 할수록 ‘0’으로 수렴되는 위험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많은 사람이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정확히 왜 중요한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산투자를 하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본질적으로 분산투자는 수익률을 증진시키는 도구가 아니라 위험을 낮추는 도구입니다.

우리가 막연하게 “위험”이라고 부르는 것은 크게 체계적 위험(시장위험)과 비체계적 위험 (분산 가능 위험)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체계적 위험이란 시장 전체의 불안 요인에 따라 발생하는 위험으로 피할 수 없는 위험입니다. 반면, 비체계적 위험은 개별 투자 대상에서 발생하는 것(예를 들어 개별 회사의 사업 부진, 종업원 파업, 법적 문제 등)으로 회피 가능한 위험으로 분류됩니다. 이론적으로 투자 대상이 분산될수록 비체계적 위험은 0으로 수렴해 가면서 전체 위험을 낮추게 됩니다.

실제로도 그런지 살펴볼까요? 

2014년 한화투자증권은 자체 발간한 리포트 ‘이익은 지키고 위험은 줄이는 분산투자’에서 13만여 개인 고객들의 실제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주식 보유종목 수는 투자수익률과 관련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습니다. 아래 그래프처럼 보유종목 수가 증가하면 수익률에 대한 변동성은 감소하고, 평균 수익률은 증가했습니다.

또한 과거 10년간 시가총액 상위 200위를 차지한 종목들로 무작위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실시한 시뮬레이션에서도 분산을 많이 한 포트폴리오일수록 20% 이상의 큰 폭의 수익률을 경험할 확률은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55.1% → 43.9%), 20% 이상 손실을 경험할 확률은 대폭 감소 (41.8% → 17.3%)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이 리포트에 담긴 또 하나의 재미있는 사실은 분산투자가 중요한지는 다들 알지만 실제로 이행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본 조사 당시 투자자들의 평균 보유종목 수를 집계한 결과 투자자가 보유한 종목 개수가 단 하나인 경우는 54%로 절반이 넘고 또 두 종목 이하 투자자는 74%에 달했습니다. 

왜 개미들은 늘 실패했는지, 왜 워렌 버핏은 인덱스투자를 입이 닳도록 추천했는지, 그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5. P2P 투자로 돈을 버는 유일한 방법 = 분산투자

여러 상품에 잘게 나눠 투자할수록 줄어드는 원금 손실 가능성   

손실을 경험한 P2P 투자자분들은 얘기합니다. 계속 수익이 나도 한번 크게 손실이 나면 결국 남는 건 하나 없다고. 위에 소개해 드린 서울대학교 대학원생의 논문에 담긴 전업투자자의 자조 섞인 고백과도 비슷합니다.

어떻게 하면 P2P 투자로 돈을 벌 수 있을까요? 간단합니다. 내가 투자한 P2P 상품의 전체 수익률이 손실률보다 높으면 됩니다. P2P 투자에서 손실률을 낮추려면 분산투자가 필수입니다. 하나에 “몰빵”하는 순간 손실률은 높아질 수 있습니다. P2P 투자는 확률 게임이기 때문이죠.  

피플펀드의 개인신용 투자상품을 예로 들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2020년 6월 말 기준 피플펀드 개인신용 대출은 가중평균 금리(=투자 수익률) 11.17%, 연체율 0.75%, 손실률 1.03%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계산해보면 연체와 손실 다 합쳐도 2% 수준으로 10%가 넘는 수익률에는 한참 못 미치니 무조건 수익이 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연체와 손실 비율이 2%라는 이야기는 100개에 투자하면 2개는 연체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개 채권에만 투자한 사람들은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분산투자를 하게 되면 손실 가능성은 점점 낮아집니다. 아래는 피플펀드 개인신용 평가모형의 성과를 기반으로, 투자 채권 수 변화에 따른 원금손실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한 결과입니다. 투자 채권 수가 늘어나면서 특정 구간에서 급격하게 손실 위험이 줄어드는 그래프의 모습은 위에서 소개해 드린 비체계적 위험의 감소 그래프와 놀랍도록 닮아있습니다.

만약 P2P 투자를 계속해도 되는지 제게 물었다면 이렇게 대답했을 것 같습니다. “계속해도 됩니다. 대신 분산 투자하면 됩니다.” 

투자에서 돈을 버는 것보다 중요한 건 돈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모두 잃지 않는 투자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