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통장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뭄 속 단비와 같은 존재이죠. 마이너스 통장은 일반 신용대출처럼 별도의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바로바로 꺼내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시중은행에 비해 저금리를 책정한 인터넷 전문은행의 등장으로 마이너스 통장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이너스 통장, 제대로 알고 쓰고 계신가요? 분명한 장점만큼 주의가 필요하기도 한 마이너스 통장, 피플펀드와 함께 자세히 알아볼까요?
유동성 한도 대출, “마이너스 통장”
‘마이너스 통장’이라는 이름이 주는 왠지 모를 든든함 때문에 종종 잊어버리지만, 이 이름을 한 꺼풀 벗겨보면 엄연한 ‘대출’입니다.
마이너스 통장의 정식 명칭은 ‘유동성 한도대출’입니다. 일반적인 대출과 달리, 마이너스 통장은 잔고가 없어도 출금할 수 있는 최대한도가 설정되어 있고, 이 한도 내에서 유동적으로 돈을 빌려 쓸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1,000만 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을 가지고 있다면, 통장 잔고가 0원이라 하더라도 여러분은 마이너스 통장에서 1,000만 원까지 돈을 출금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이너스 통장, 내가 필요할 때 원하는 만큼
마이너스 통장은 일반 대출과는 비교할 수 없이 간편합니다. 한 번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했다면 설정된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빌리고 갚을 수가 있습니다.
일반 신용대출의 심사와 승인 절차, 대출 상환까지 일련의 과정을 생각해본다면 마이너스 통장의 간편함과 자율성은 정말 큰 장점입니다.
간편함의 대가는 높은 이자 부담
하지만 모든 편의에는 대가가 따르겠죠?! 마이너스 대출도 마찬가지입니다. 편리한 만큼 일반 대출보다 비싸고, 심지어 이자를 책정하는 방식을 고려하면 부담이 더 커지죠.

일반 신용대출 대비 최대 0.86% P 높아
마이너스 통장의 이자율은 일반 신용대출의 이자율보다 높습니다. 전국 은행연합회의 공시자료를 살펴보면, 1 금융권 은행들이 1~2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부과하고 있는 마이너스통장의 이자율은 최대 4.99%에서 최소 2.93% 수준입니다.

이에 반해 일반 신용대출의 이자율은 최대 4.13%에서 2.66% 수준입니다. 마이너스 통장의 이자율은 일반 신용대출의 이자율에 비해 최대 0.86% P 높습니다.
이자도 계속 불어난다고?!
물론 마이너스 통장과 일반 신용대출의 이자율 차이가 작게 느껴지는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마이너스 통장의 이자 부담을 더 키우는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역 복리’입니다. 마이너스 통장의 이자는 복리로 계산이 됩니다. 이자에 이자가 붙는 개념이죠.
일반 신용대출은 금리가 확정된 후, 원금에 이자를 더해 상환 방법과 기간을 결정합니다. 하지만 마이너스 통장의 경우에는 금리만 확정될 뿐, 대출 기간이나 상환 방법을 확정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마이너스 통장은 매일매일 이자가 계산됩니다.
예를 들어 연 4% 이자율로 한도가 3,000 만원인 마이너스 통장에서 1,000만 원을 꺼내 썼다면, 1,000만 원에 따른 한 달 이자는 약 32,877원으로 첫 달에는 통장에 -10,032,877원의 잔고가 찍힙니다.
문제는 둘째 달부터인데요. 이제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 원금은 1,000만 원이 아닌 10,032,877원입니다. 지난달의 원금과 이자를 합산한 금액이 이번 달의 원금이 되고, 이 원금을 기준으로 이자가 산정되게 됩니다.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만약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고 원금을 1년 동안 갚지 않았다면 총 상환금액은 1,040만 1,733원이 됩니다.
실제 이자율도 4.15%로 명목 이자율보다 0.15% 높습니다. 만약 마이너스 통장의 원리금을 상환하지 않고 그대로 둔다면 대출 기간이 늘어날수록 이자율의 증가폭도 점점 증가합니다.
앞서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 금리가 일반 대출에 비해 더 높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여기에 역 복리까지 적용된다면 당연히 이자 비용의 차이는 더욱더 늘어납니다.
대출 한도에도 영향을 끼치는 마이너스 통장
앞서 마이너스 통장의 정식 명칭은 ‘한도대출상품’이라고 말씀드렸죠. 마이너스 통장은 엄연한 대출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출 한도를 차지합니다.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요.
따라서 마이너스 통장을 가지고 있다면 사용 여부를 떠나 한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추가 대출을 원할 경우, 대출 한도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는 대출 한도를 결정하는 척도 중에 하나인 총체적 상환능력 비율(DSR, Debt Service Ratio)을 계산할 때에도 포함됩니다. 즉, 전세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등의 한도도 줄어들 수 있는 셈이죠.
마이너스 통장, 내 상황을 고려해 선택해야
마이너스 통장은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만큼, 내가 처한 상황에서 가장 좋은 옵션인지 꼼꼼하게 비교해보고, 또 어떻게 상환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가지고 접근해야 합니다.
만약 단기간에 대출을 이용하고 상환할 수 있다면 마이너스 통장도 좋은 옵션일 수 있습니다. 자금 흐름이 불규칙적인 기간에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는 것도 현금 유동성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자금이 필요하고 장기간 상환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마이너스 통장보다 일반 신용대출을 받는 것이 낫습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마이너스 통장의 이자 부담은 일반 대출보다 높으니까요.
또한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다 보면 손쉽게 돈을 빌릴 있는 만큼, 지출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보면 말 그래도 마이너스 통장으로 마이너스되는 경우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상환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 이자만 조금씩 갚거나 아예 이자도 신경 쓰지 않다 보니 원금이 줄어들기는커녕 마이너스 폭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죠. 특히 몇 백에서 몇 천만 원 정도는 부담해야 할 이자가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이너스 통장은 요술램프가 아닙니다. 내가 공짜로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라 ‘대출’입니다. 따라서 마이너스 통장은 “내가 최대한으로 빌릴 수 있는 금액”이 아니라 “내가 현실적으로 갚을 수 있는 금액”을 한도로 지정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반드시 소득에 맞는 상환 계획도 반드시 동반되어야 합니다. 대출은 갚아야 하는 ‘빚’이니까요.